인문/교양

EBS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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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엠아이디
출판일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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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5,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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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분 5,000원 21,800원 31,000원 45,000원 1편 기준
10분당 600원
11~30분 7,000원 25,700원 35,000원 45,000원
31~60분 11,000원 29,700원 39,000원 45,000원
61~90분 12,000원 35,000원 43,000원 50,000원
91분 이상 13,000원 38,600원 47,000원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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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작은 승리를 건진 생명의 역사

따뜻한 열대의 바다에서 밀려난 녹조류가 뭍으로 올라오고, 물가에서 밀려난 양치식물이 종자를 만들어 뭍을 지배하며, 벌레와 양막척추동물이 땅으로 올라오고, 육지 생태계의 한 자리를 차지하던 동물이 경쟁에서 밀려 다시 바다로, 나무로, 하늘로, 땅속으로 그 생태계를 확장하며 지구의 모든 곳으로 퍼져나간 역사를 살펴본다.
특정 생물종이 물과 뭍의 경계를, 나무와 하늘의 경계를, 지상과 지하의 경계를 넘기까지는 수많은 다른 시도가 있었다.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살던 곳의 환경이 변하고, 다른 생명들과 먹이경쟁을 벌이는 일반적인 생태계의 모습에서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살던 생태계에서 배제된 이들은 그 경계를 뚫고 새로운 생태계로 나아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꿈꾸었고, 그 수많은 시도는 멸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수많은 멸종의 교훈 끝에 경계를 넘어선 몇 안 되는 종은 그러나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고, 그 생태계에 더 많은 다양성을 부여하며 생명 전체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데에 이르렀다.
경계를 넘기 위한 동물의 수많은 창의적 시도와 그 적응의 결과는 화석으로 남아 우리에게 전해졌다. 사라져버린 수많은 동물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려보며 이들이 어떻게 생태계에서 살아남았는지 혹은 사라졌는지를 살펴보고, 그 승리가 다시 멸종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이들이 영위한 삶에 대해서 돌이켜보도록 하자.

들어가며 : 배제된 생명들

PART 1 뭍으로 밀려난 식물
인어공주 에리엘
식물의 상륙
잎의 소박한 시작
물가에서 밀려나다
꽃, 그리고 중복수정
속씨식물의 조상

PART 2 뭍으로 밀려난 동물
벌레, 뭍에 오르다
척추동물의 조상
드디어 뭍에 오르다, 사지형어류
물에서 태어나 뭍에서 산다, 양서류
바다를 막 안에 가두다, 양막척추동물

PART 3 바다로, 다시 바다로
다시 바다로
사라진 바다 파충류
느리게 그리고 길게, 거북
열대 바다의 공포, 바다뱀
신생대의 제왕, 고래
고독한 채식주의자, 바다소
아직은 진화 중인, 물개

PART 4 하늘로 날아간 동물
날다
하늘이 생태계로 들어왔다, 곤충
척추동물 최초의 비행, 익룡
준비된 비상, 새
신생대의 밤을 날다, 박쥐

PART 5 흙 속에 파묻히다
지하
용이라기엔 지렁이
지렁이와는 다른, 무족영원
버리고 또 버리다, 뱀
너무 많은 두더지

PART 6 초원으로 나선 인류
이족보행
인간, 경계를 뚫다

글을 맺으며 : 몸에 새겨진 유산

참고 도서
미주

사라진 변경, 새로운 경계

지구가 생기고 나서 오랜 시간 동안 지구의 표면에는 생물이 없는 곳이 더 많았다. 거의 30억 년 동안 생명은 바다의 표면과 심해 열수공 주변에만 있었다. 당연히 지구의 이곳저곳에는 생태계의 빈자리가 많았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생명들이 탄생하고, 진화했다.
그 결과 현재와 비슷한 정도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은 지구 45억 년의 역사에서 약 5억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후로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닥치는 여러 환경변화는 대규모 멸종사건을 만들어냈다. 그때마다 또 생태계의 여기저기는 구멍이 뚫린 그물망처럼 여백이 생겼다. 생물들은 그 여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 생태계의 경계에서 그 경계를 넘어가는 모험을 했다. 그 덕에 대멸종 후에도 지구는 생물의 다양성을 넓힐 수 있었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생물들이 육지로 대거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던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때도 그러했고, 지구상 생명의 98%를 사라지게 했던 페름기 대멸종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룡이 세상의 주인이 되게 했던 것은 트라이아스기 대멸종이었다. 극적으로 포유류를 역사의 전면에 내세운 백악기 대멸종은 지구의 종다양성을 만들어냈다. 지구 생명의 역사는 항상 닥쳐오는 수많은 도전에 대해 생태계와 진화의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헤쳐 나온 것이다. 어떠한 종이 순식간에 사라져도 생태계는 꿋꿋이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더 깊게 풍부하게 만들어왔다.
이런 지구 생태계 전체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약 3만 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시작되어 현재도 진행 중인, 인간에 의한 대멸종 사건이다. 생태계 내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면 경쟁에 진 생물종은 생태계의 경계까지 쫓기게 되고 그 곳에서 새로운 생태계로 자리를 옮기든가, 아니면 종 자체가 사라지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강력한 경쟁자인 인간의 등장은 생태계의 모든 종들을 경계로 몰아붙이는 것도 모자라, 모든 생태계를 파괴해 나가며 경계를 넘어갈 수 있는 기회까지 차단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생물들은 지금 엄청난 속도로 멸종해 나가고 있다. 지난 역사 속의 5대 멸종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멸종이었던 페름기 대멸종보다도 더 빠르게 생명종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번성하는 종은 인간이 선택한 몇몇 가축과 식물, 그리고 인간의 도시에서 살도록 진화한 특정한 생물들뿐이다.
그 외의 생물들은 비참한 지경이다. 식물들은 땅을 두고 벌이는 인간과의 경쟁에서 패하고 있다.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그 자리에 인간의 도시가 들어서고, 골프장이 들어서고, 경작지가 생긴다. 곤충은 곤충대로 인간과 경쟁을 한다. 인간은 곤충들이 경작지의 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살충제를 뿌리고, 곤충들과 공진화한 다른 식물을 배제시켜 이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축소시키고 있다. 숲과 숲 사이에 길이 생기고 강에 댐이 생기자 넓은 영역을 아우르며 살아야하는 대형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들이 자신의 터전을 빼앗기게 되었다. 하다못해 뒷산의 다람쥐와 청설모도 가을이 되면 도토리와 밤을 놓고 사람들과 다툰다.
이렇게 경쟁은 하지만 넘어설 수 있는 경계는 도통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피해 새로운 생태계로 달아나야 하는데 바다도 땅도 강도 심지어 하늘도 모두 인간에게 점령당해버렸으니 말이다. 생물들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탈출구가 막혀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경계가 그어졌다. 인간이 만든 극도로 인위적인 경계다. 국립자연보호구역, 국립공원, 개발제한구역 등의 명칭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새로운 경계 밖으로 탈출하는 일은 모든 생물에게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경계를 탈출하면 도시로 들어온 멧돼지처럼 연행되고 다시 돌려보내진다.
이전까지 경계를 넘는 일은 생물종 누구에게나 허용되었고 그 경계를 넘음으로써 새로운 진화의 기회를 가지고, 생태계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갔지만, 이제 그 경계는 '접근 금지'를 나타내는 인간의 여타 생물종에 대한 독재의 상징이자, 감옥의 벽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먼 옛날 마을의 울타리는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로부터 인간을 보호한다는 측면이 강했지만 이제 새로운 경계는 생물이 그 안에서는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인간으로부터 보호되는 곳이라는 표지이자, 이 경계 밖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금지의 표지가 되었다.
북미 대륙 전체를 자유롭게 다니던 원주민들이 백인들이 정해준 '원주민 보호 구역'에서만 살았듯이, 생물들은 인간의 도시와 인간의 농지와 인간의 초지, 인간의 바다, 인간의 강 어디에서도 삶을 허락받지 못하고 오직 '생물보호구역'에서만 존재하게 되었다. 생물보호구역은 경계가 되었다.
넘을 수 없는 이 경계는 인간과 생물 모두에게 불행한 지금 이 시간에 대한 하나의 상징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김시준 [저]

1997년 EBS에 입사해 '원더풀 사이언스', '한반도의 매머드', '생명, 40억 년의 비밀', '빛의 물리학', '의학, 동과 서' 등을 연출했다. 2013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박재용 [저]

과학 저술가
과학책을 쓰고 강연한다. [멸종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짝짓기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경계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를 썼고 [생명 40억 년의 비밀], [서양과학사], [과학 인문학에 묻다] 등의 강연을 하고 있다. ESC(사단법인 변화를 바라는 과학기술인모임)의 과학문화소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김서경 [저]

방송작가로서 KBS '남북의 창', '생로병사의 비밀', '여섯시 내 고향', '역사저널, 그날' 등, EBS '생명, 40억 년의 비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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